김용건 블루포인트 부대표◆ 달라진 벤처투자 ◆



"제조 스타트업은 생산설비와 장비, 인력 구축 등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 처음에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장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소프트웨어 사업과 달리 부침이 덜한 제조업은 한 번 이륙하면 잘 내려가지 않습니다."김용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부대표는 제조 스타트업만이 지닌 매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부대표는 액셀러레이터(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제조업종 투자를 전문적으로 맡고 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삼성전자·삼성자동차를 거쳤다. 삼성전자 생산기술센터 로봇개발팀에서 전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삼성자동차 연구소 섀시설계팀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하드웨어 제조업에서는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김 부대표는 "제조업은 결국 '생산'을 하기 때문에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이나 특정 산업군에 지속적으로 판매되는 기업 간 거래(B2B)용 제품을 만든다"며 "시작이 어려운 만큼 한번 자리를 잡으면 다른 회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진입장벽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업종과 제조 스타트업은 다르다는 의미다.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투자업계 인력 대신 각 업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심사역으로 뽑았다. 이 때문에 제조업종 내에서도 다방면으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단순히 투자금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제조 스타트업 육성을 도와준다. 김 부대표는 "제조 스타트업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보다 B2B 사업이 1차 목표인 사례가 많다"며 "B2B 사업 대상인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을 소개해주고 제품이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에 맞는지 사전에 검증시켜주는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김 부대표가 투자를 결정할 때 핵심적으로 보는 건 타깃 시장 크기와 제품 실현 가능성이다. 그는 "제조 스타트업이 제품화에 성공하면 잠식할 수 있는 시장이 얼마나 되는지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투자하는 시점은 제품 샘플이 나와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목표로 하는 상품을 실제로 만들 수 있을지도 많이 고민한다"고 전했다.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 투자유치 톱100 안에 든 제조업체 '리센스메디컬'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 회사는 황반변성 치료 시 국부마취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마취기기를 개발했으며 현재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10월 상장을 앞둔 플라즈맵도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투자한 곳이다. 플라즈맵은 임플란트 표면의 불순물을 90% 제거하는 의료기기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