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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2차 발사체가 20일 오전 11시10분께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장 내 마련된 발사대에 고정된 모습.(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진은 앞서 오전 7시20분 누리호 2차 발사체를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1.8km 떨어진 발사장으로 이송을 위해 꺼내는 작업(롤아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발사장으로 안전하게 옮겨진 누리호는 이렉터(발사체를 위로 세우는 자세 제어 기능 장치)를 통해 수직으로 세워졌다. 오전 11시10분께 기립한 발사체를 발사대에 고정하는 작업까지 마친 연구진은 본격적으로 엄빌리컬 조립과 기능 점검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엄빌리컬 조립은 기술진이 직접 48m 고층 높이에서 진행한다.오후 점검 작업은 17시 기준 현재까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기술적 결함 없이 발사 전일 준비 과정을 마친다면, 변수는 날씨만 남게 된다. 오 부장은 “21일을 발사일로 잡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발사 당일) 오전엔 비가 오는 것으로 예보됐지만, 다행스럽게도 기상청 예보 등을 살펴보면 (21일에) 우천이 없다고 전망된다”며 “저희 예상으로는 21일 오전 작업을 정상적으로 발사를 추진하는데 (기상으로 인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누리호 2차 발사 준비 절차가 한창인 20일 오후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전경. 구름과 연무가 낀 흐린 날씨이지만, 바람이 잔잔해 ‘발사 전일 준비’ 절차를 수행하는 데 문제되고 있진 않다.(사진=정두용 기자)우주발사체는 두터운 지구 대기층을 뚫어야 한다. 날씨가 발사 조건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누리호의 경우 온도(영하 10도~영상 35도)와 습도(영상 25도 기준 98% 이하) 조건은 그리 까다롭지 않다. 대기압 역시 94.7~104kPa(킬로파스칼)로 발사 가능 범위가 넓다.다만 발사체에 영향을 직접 줄 수 있는 바람과 낙뢰는 이 보단 비교적 조건이 복잡하다. 2차 발사가 이뤄지려면 지상풍의 속도가 평균 초속 15m를, 순간 최대 초속 21m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층풍 역시 변수다. 누리호가 대기권 비행할 때 바람의 하중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우연 연구진은 이 때문에 고층풍의 풍압이 200kPa 이하일 때만 누리호를 발사하도록 조건을 설정했다. 고층풍은 점화 순간은 물론 비행 궤적 내내 변수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발사 24시간 전 한 차례, 당일 세 차례 대형 풍선에 매단 기상 관측기 ‘라디오존데’를 띄워 상황을 살핀다. 오 부장은 “20일 고층풍 측정 결과 현재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정적인 발사를 위한 고층풍 측정을 21일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호 2차 발사 기상 조건.(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밖에도 △낙뢰 및 구름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우주환경 영향 등을 살핀 후에야 누리호 2차 발사가 진행될 수 있다. 누리호의 비행경로 상 번개 발생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지상으로 내리꽂히는 번개인 낙뢰가 없어도 두꺼운 구름층에서 방전(전기 방출 현상)이 이뤄진다면 발사체 오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비행 반경 20km, 고도 30km 내 구름층이 생기지 않았는지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또 이륙 시점부터 궤도 진입 후 1주기를 도는 동안 유인 우주선과의 거리가 최소 200km 떨어질 수 있는 시점에 발사가 이뤄져야 한다. 태양의 활동 정도도 고려 대상이다. 태양의 △흑점 폭발 △태양입자 유입 △지자기교란 등이 발사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21일 고흥 외나로도 반경 20km 내엔 대기가 불안정한 지역이 없어 낙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고도 800m~900m에서 부는 고층풍의 경우 초소 10m 안팎으로 다소 강하지만 발사 조건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풍은 초속 1~3m로 잔잔할 것으로 예보됐다.오 부장은 브리핑을 마치며 “성공을 기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국민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발사가 연기돼 연구진들이 의기소침해 있거나 실망하는 부분도 있지만 거쳐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발사가 성공한다면 우리의 우주발사체 개발 능력을 높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